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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iring Harvey S. & Mike R.
from http://www.fanfiction.net/s/7480828/1/Rubbing_Salt_In_The_Wounds
※Warning 본문은 아동학대와 인물의 죽음, 동성간의 성적 표현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Rubbing Salt In The Wounds
Harvey was not happy. 사실 그는 만족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스트레스 가득한 아침 마이크가 두번째 지각을 했을 때 하비는 관대하게도 그를 용서할 생각이었다. 그는 다만 도나에게 마이크를 본다면 그에게 알려달라고 말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한 시간이나 늦다니.-사실 마이크는 이미 한 시간전에 그의 사무실로 와서 진행 중인 케이스를 보고해야했다- 원래대로라면 이미 지금 케이스에 대한 진행방향을 정하고 행동에 착수할 시간이었다. 그래서 하비는 직접 마이크를 찾아나서기로 했다.
하비가 막 마이크의 큐비클에 도달했을 때 그는 자신의 자리에서 한 장의 종이를 멍하게 쳐다보고 앉아있는 마이크를 보고는 열이 확 오르는 것을 느꼈다. 일 안하고 뭐하는 거야?
그가 마이크에게 좀 더 몇 걸음 다가갔을 때 그는 마이크의 얼굴에 떠오른 표정을 보고는 얼굴을 찌푸렸다. 마이크는 완전히 창백해진 굳은 얼굴로 눈조차 깜빡이지 않고 부서질듯 쥐고있는 종이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는 하비가 다가와도 눈치채지 못했다. 한참이나 마이크가 부동자세를 유지하자 참다못한 하비가 그의 손목을 홱 낚아챘다.
그재서야 눈을 깜빡인 마이크가 문득 위를 쳐다보았다. "Shit." 마이크는 황급히 들고 있던 종이를 대충 책상 한쪽에 쑤셔박고 이리저리 책상을 뒤지더니 수십 장에 달하는 보고서가 담긴 파일을 찾아내 하비에게 건냈다. "여기요." 그는 그것을 건내주면서 하비를 똑바로 쳐다보지 못했다.
"뭐야 다했잖아? 언제 끝낸거야?"
"음...거의 두 시간 전에요?" 마이크는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면서 대답했다.
"두 시간..." 하비는 잠시 어안이 벙벙해졌다. 마감보다 한 시간이나 일찍 일을 끝내놓고서 그는 자신에게 오지 않았던 것이다. "그럼 지금까지 뭐하고 있었던거야?"
옆 자리에 앉아있던 별 볼일 없어보이는 어소시엇이 자신에게 묻지도 않았는데 대뜸 대답했다. "그 녀석 내내 저 종이 쪼가리만 노려보고 있었다구요." 주변에 있던 다른 어소시엇들은 그것이 마치 재밌는 가십거리라도 되는냥 그들을 주목했다.
"그래서?" 하비는 마이크와 그 어소시엇을 번갈아 수상하다는 듯이 쳐다보았다. "너는 왜 옆자리에 앉아있으면서도 그걸 방관했지?"
하비의 죽일 듯한 어투에 주변인들의 시선이 순식간에 흩어졌다. 특별할 것 없는 웅성거림이 잠시 일었다.
"죄송해요." 마이크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일부러 그런건 아니였어요, 다만..."
하비는 그 뒤는 듣지도 않고 자신의 사무실로 걸음을 옮겼다. "내 사무실로, 당장."
마이크는 낮게 신음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아까전에 보던 종이를 찾아내 아무도 보지못하게 잘 접은 뒤 주머니에 쑤셔박고는 하비를 뒤따랐다. 하비를 따라 사무실로 들어선 마이크는 조용히 문을 닫았다. -물론 그 사무실은 유리로 이루어져있기 때문에 안에서 무슨일이 일어나는지는 훤히 보였다. 다만 들리지 않을 뿐-
"알겠어요. 우리 쉽게쉽게 가죠." 마이크는 여전히 하비의 눈을 피하며 대뜸 입을 열었다.
"뭘 쉽게 가자는거야?"
"저는 이제 해고되는 거죠? 이미 많은 사건을 일으켰고, 이젠 대놓고 업무시간에 두 시간이나 멍때리기나 하고... 괜찮아요. 당신을 원망하거나 하진 않아요. 전 그래 마땅하니까요."
"마이크." 하비는 횡설수설하는 그를 불렀다.
"저도 그것이 부당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다 제 잘못이니까요 그리고..."
"마이크!" 이번에는 좀 더 목에 힘을 줘 그를 부르자 마이크는 하던 말을 멈추고 헛바람을 들이켰다. 그리고 그제서야 놀란 토끼눈을 하고 하비와 눈을 마주쳤다. "난 너를 해고하지 않아."
마이크는 안심하는 것 같기도하고 불안해하는 것 같기도했다. "정말요?"
"어쨌든 아직은."
"그럼 지금 하도록 하세요. 언젠가 절 자를 거라면... 하비도 절 계속 대리고 있을 수 없다는 거 알잖아요?"
"나도 알아." 하비는 자기 자리에 앉으며 대답했다.
"그래요, 여러모로 전 하비에게 위험요소라는 건 명백하잖아요. 그러니 지금 여기서 절 잘라내세요. 그럼 전 아무말도 않고 제 물건들 챙겨서 이 회사에서 나갈게요. 약속하건데 다시는 제가 당신의 커리어를 위협하는 일은 없을 거에요." 마이크는 뒤로 물러서며 사무실 문에 다가갔다. 그의 얼굴에는 한시라도 빨리 이곳을 나가고 싶다는 표정이 역력했다.
"앉아, 마이크." 하비는 자신의 책상 맞은편 의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정말이에요?" 마이크는 마지못해 의자에 앉았다. "정말로 당신에게 시한폭탄이나 다름 없는 저를 여기에 계속 남겨두려 하는거에요?"
"일단 오늘 일에 대해 너에게 변명할 수 있는 기회를 주도록 하지."
"Okay, well... 잠깐. 지금 제 변명을 듣겠다고 한거에요?"
"뭐야 그새 귀머거리라도 됐나?" 하비가 비꼬며 대답했다.
"Oh 알겠어요." 마이크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마지막 변명이라 그거죠? 당신이 마지막으로 배풀 수 있는 관용이 저의 변명을 들어 줄 수 있는 건가요? 저기 있죠, 우리 이런 구질구질한 단계는 싹 밀어버리고 간단하게 끝내자구요."
하비는 대답없이 묵묵히 마이크를 바라보았다. 그는 마이크가 안절부절해 보이고 이리저리 눈을 굴리고 있음을 느꼈다. 심지어 그는 식은땀마저 흘리고 있었다. 마이크는 명백이 겁에 질려 있었고 하비는 그것이 맘에 들지 않았다. "약 했나?"
"No, sir." 마이크는 눈을 질끈 감으며 관자놀이를 문질렀다. "제길... 하비 나 정말로 여기에 있으면 안되요."
"너는 뭐가 문제인지 말하기 전에는 여기서 한 발자국도 나갈 수 없어."
"하비가 상관할 바가 아니에요." 마이크가 그의 말꼬리를 잡았다. "더구나 저는 이제 당신의 고용인도 아니게 될거잖아요?"
"말했지, 넌 해고되지 않는다고. 그러니까 지금 일어나는 일에대해 설명이나 해 봐."
"이해를 못하는군요." 마이크는 분노와 낭패가 뒤섞인 이상한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간 당신을 위해서라도 절 잘라내셔야되요. 그렇다면 저에게 변명을 듣는게 무슨 의미가 있죠? 알다시피-"
"난 널 해고하지 않는다고 했어!" 하비는 책상을 내리치며 소리쳤다. "뭣땜에 그렇게 편집증환자처럼 구는거야? 네 입으로는 약을 하지 않았다곤 했지만 계속 그렇게 행동하면 난 너를 약물검사팀에게 보내는 수 밖에 없어."
"약 안했어요, 지금 당장 소변검사건 혈액검사건 한다해도 떳떳하다구요! 믿을지는 모르겠지만 루이스와의 일 이후 전 한번도 거기에 손 대본적 없어요."
"하지만 넌 두 시간동안 멍하게 있다가 이젠 기꺼이 해고를 받아들이려하잖아." 하비는 마치 파해치듯 마이크를 바라보았다.
"...Yes."
"아까 그 종이는 뭐였지, 마이크?" 하비는 뭔가 감을 잡은 듯 입을 열었다.
"What?"
"네가 뚫어지게 쳐다보던 그 종이말이야. 뭐라고 써있었지?"
"무슨 종이말이에요?" 마이크가 짐짓 모른척 대답했다.
"네가 너를 찾아갔을 때 보고있던 너를 거의 최면상태로 만들어버린 그 종이."
"아, 그거요." 마지못해 대답한 마이크는 불안한 듯 그 종이가 들어있는 주머니를 만지작 거렸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아무것도 아니다...라." 하비는 그를 전혀 믿지 않는 다는 투로 대답했다.
"옙, 아무것도 아니에요."
"넌 아무것도 아닌 종이쪼가리에 그렇게 당황했다고?"
"Yes, sir." 마이크는 의도적으로 하비의 시선을 피하고 있었다. "Dammit!"
"너 오늘만해도 나를 sir라고 두번이나 불렀어."
"죄송해요. 그냥...오래된 습관이라." 마이크는 이를 악 물었다.
"도나." 문득 하비는 유리창 너머로 그들을 곁눈질하는 도나를 바라보며 그녀를 불렀다. 그러자 그녀는 지금껏 엿듣고 있었음이 분명하게도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훔쳐듣지마." 그녀는 그 말에 그냥 돌아앉아버렸다. "나 지금 진지해. 그만 훔쳐들어."
그녀는 '알겠어요, 하지만 나중에 저에게 다 설명하셔야해요'란 의미로 어깨를 으쓱하고 말았다. 그녀는 어떤 버튼을 누르거나 혹은 초능력을 멈추는 행위를 하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하비와 마이크는 더이상 도나가 그들의 대화를 듣지않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비..." 마이크는 한숨쉬듯 말했다. 그는 그저 이곳을 떠나고 싶었다. 결국은 해고될 몸인데 왜 그의 보스는 한사코 그를 여기에 붙잡아 두려는 것일까.
"아까 그 종이에 대해 얘기해."
마이크는 처음 봤을 때만큼이나 창백해져 있었다. "No."
"할머니와 관련된 건가?"
"아뇨."
"트레버?" 이번엔 하비의 얼굴이 좀 어두워졌다.
마이크는 고개를 내저었다.
"그럼 뭐야?"
"전 말하지 않을 거에요. 이건 제 개인적인 일이에요. 이제 가도 되나요?"
"아니 안 돼. 그 종이에 뭐가 쓰여있었는지 말하기 전에는."
"싫어요." 마이크는 주저없이 대답하고는 말을 이었다. "만약 대답하는 것으로 문제가 해결된다면 전 기꺼이 할 거에요. 하지만-"
"네가 말하지 않으면 널 도와줄 수가 없잖아."
"절 도와요? 하비가 무엇때문에 절 도와요?"
하비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누가 나의 어소시엇을 그토록 공포에 떨게할 수 있는지 알고 싶거든. 그리고는 그런 행동을 할 생각을 했다는 것 자체를 후회하게 만들꺼야."
"사려깊군요, 하비." 마이크는 전혀 그렇지 않다는 목소리로 말했다. "하비 스팩터가 누군가를 신경쓰다니 놀랄 노자네요."
"내가 신경쓰는 건 네가 생각하는 그런 것이 아니야. 난 내 우수한 어소시엇의 업무능력을 고려하는거지."
"어쨌든 전 더이상 그 어소시엇이 아니니까 상관없어요."
"나에게 그 종이의 내용에 대해서 말해주면 넌 계속 나의 어소시엇으로 남겠지."
"제가 거기에 대해 말하지 않으면 절 해고할건가요?"
"Yes."
"그럼, 잘됐네요, 잘있어요." 그렇게 말하곤 미련없이 돌아서 문고리를 잡으려던 마이크는 문득 자신의 팔꿈치를 잡아채는 거샌 힘에 휘청했다. 마이크는 자신이 넘어질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대신 그를 받춰주는 탄탄한 몸에 안겼다. 그것이 하비라는 것을 인지한 마이크는 한숨을 내쉬었다. 언제나 운명은 그에게 혹독하리만치 가혹했다.
"그렇겐 안돼지." 하비가 마이크를 꽉 안은 채로 말을 이었다. "넌 너무나 해고되기를 원하는 것 같군. 그래서 안 돼. 널 놓아주지 않을 거야."
"뭐하는 짓이에요!" 마이크는 하비를 홱 밀치며 소리쳤다. "전 그만둘 거에요! 지금 당장! Now goodbye." 하지만 그가 빠져나오기에는 그를 두른 하비의 팔이 너무나 굳건했다. 단지 두팔일 뿐인데 마이크의 몸 전체보다 더 강건한 것 같았다.
하비는 마이크에 귀에 대고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네가 말해주지 않겠다면, 내 스스로 보는 수 밖에." 그는 교묘히 손을 놀려 미쳐 마이크가 반응하기도 전에 그의 주머니에서 종이를 빼내었다.
"안돼요!" 마이크가 종이를 되찾으려 손을 뻗었지만 하비가 팔을 높이 뻗어 그의 손이 닫지 않게했다.
그리고는 한손으로 접힌 종이를 펼쳐 그것을 읽기 시작했다. 마이크가 열심히 하비를 흔들었지만 전혀 문제될 것이 없었다. 마이크는 너무나 말랐고 또 너무나 여렸다. 하비가 점차 그것을 읽어감에 따라 그는 분노와 함께 연민의 감정이 떠오르는 것을 느꼈다.
"이게 뭐지?" 하비가 마침내 그 편지의 마지막 줄을 읽고나서 나즈막히 물었다.
"돌려줘요!" 마침내 하비의 품에서 벗어난 마이크는 껑충 뛰어올라 냉큼 하비의 손에서 편지를 뺏어냈다. 잠시 하비를 원망의 눈길로 바라보던 마이크는 편지를 대충 주머니에 구겨넣었다. "이제 가도 되나요?"
"누가 보낸 편지야?" 하비가 화를 억누르는듯한 목소리로 물었다.
"누가 보냈는지 다 써있었잖아요." 땅바닥으로 시선을 돌린 마이크의 입에서 겨우 알아먹을만한 대답이 나왔다. "제발, 하비, 전 여기에 있으면 안돼요."
"마지막에 너의 아버지의 사인이 되있었어." 하비는 여전히 분노하고 있었다.
"알아요."
"그리고 넌 나에게 너의 부모님은 돌아가셨다고 말했지."
마이크는 문득 멈춰섰다. 그리고 작고 절망적인 목소리가 세어나왔다. "거짓말이었어요."
"왜 그런걸로 거짓말한거야?"
"이제 갈게요." 마이크가 문고리를 잡으며 말했다. "제가 그만둔거든 해고당한거든 알아서 처리해주세요. 어쨌든 저는 이제 여기에 오지 않을테니까요. 전 여기에 있으면 안대요."
"따라와." 하비는 먼저 사무실을 나서면서 말했다. 그는 도나에게로 가서 들지지 않는 목소리로 무언가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보통때라면 마이크가 독순술로 그들의 대화를 엿들을 수 있었겠지만 그것을 고려한 하비가 등을 돌리고 있었으므로 마이크는 그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그러더니 마침내 대화를 끝낸 하비가 뒤로돌아 아직도 문가에 우두커니 서있는 마이크를 대면했다. 그는 너무나 방황해보였고, 너무나 겁에질려 보였다. "마이크, 어서." 하지만 마이크는 한발작도 움직이지 않았다. "아까까지만 해도 그렇게 나가고 싶어했잖아?"
"밖으로...나갈 수가 없어요." 마이크는 방금 깨달았다는 듯이 말을 더듬더듬 이었다.
"밖으로 나갈 수 없다는 게 무슨 뜻이야?"
"그가 이미 뉴욕에 와있으면 어쩌죠? 그거 나를 발견하면 어쩌죠?" 마이크는 문득 하비의 눈을 올려다 보았다. 눈물이 그렁그렁한 그의 눈을 보면서 하비는 마치 길 잃은 아이가 겁에 질려하는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미 밖은 어두워졌어, 마이크." 하비는 최대한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하며 마이크의 어깨에 손을 올려 그를 격려했다. "아무도 너를 알아 볼 수 없을만큼 말이야. 자 어서, 일단 내 집으로 간 뒤에 이 일에 대해서 논의해보도록 하지."
"논의할 것은 아무것도 없어요, 하비."
"아니." 그의 목소리는 좀 더 자상하게 변해있었다. "우리가 이야기해야할 것들이 너무나 많아."
"그게 무슨..."
"Trust me." 하비가 말을 이었다. "나의 집에서는 누구도 널 해칠 수 없을거야, kid."
마이크는 깊게 심호흡을 했다. 그의 집으로 가는 것은 별로 내키지 않았지만 이곳에 있는 것은 더더욱 싫었다. 적어도 하비의 집에서는 누구도 마이크가 거기에 있을거란 생각은 안할테니 걱정은 더는 셈이었다. "알겠어요."
마이크의 대답에 하비의 입꼬리는 미묘하게 올라갔다. 그는 도나에게 둘이 퇴근할 것이라 알리고 마이크를 데리고 빌딩 밖으로 나섰다. "레이가 우리를 태우러 올거야." 하비는 불안해하는 마이크에게 안심하라는 듯 말했다. 그는 마이크를 겁쟁이나 얼간이로 폄하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정말로. 인정하긴 싫지만 그 편지를 읽은 이후로 오히려 그는 마이크가 걱정되기 시작했다.
차 뒷자석에 자연스래 오른 하비는 자신에 옆에 마이크를 단단히 붙잡았다.
"어떻게 날 찾은걸까..." 마이크는 자기자신에게 읊조렸다.
"마이크." 하비는 어께를 두른 팔에 좀 더 힘을 주며 말을 이었다. "걱정하지마, 아무도 널 해치지 못하게 할테니까."
마이크는 하비를 바라보았다. 그는 분명 하비 스팩터였다. 하지만 그는 지금 누구에게도 신경쓰지 않는 하비 스팩터가 아니었다. 그는 지금 명백하게도 누군가를 지켜주려하는 모습이었다.-어쩌면 좀더 소유욕에 가까운?- 어쨌든 마이크로서는 이런 표정의 하비는 처음 보는 것이었다. 그의 집으로 가는 내내 그는 마이크를 단단히 붙잡아주었고 그것은 지금 마이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었다. 그는 하비안에서 점점 안정되기 시작했다. "고마워요."
마침내 하비의 집에 도착한 그들은 레이를 돌려보내고 안으로 향했다. 어느새 하비는 젠틀하게 하지만 굳건히 마이크의 허리에 팔을 두르고 있었다. 마이크는 개의치 않았다. 그것은 마이크를 안심시키고 있을뿐 아니라, 사실 이런 종류의 접촉은 마이크가 늘 원해왔던 것이기도 했다.
일단 안으로 들어서자 하비는 여전히 마이크를 옆에 착 붙인채 문을 잠그고 그를 거실로 안내했다. 마이크를 소파 위에 앉힌 하비는 문득 그들의 무릎이 부딪히고 있다는 것을 느끼자 어색하게 허리에서 손을 땠다.
마이크는 잠시 미간을 찌푸렸지만 그가 내내 바닥을 쳐다보고 있었기에 하비는 눈치채지 못했다.
하비는 마이크가 자신을 바라보게 하고 싶었다. 여기까지와서 상하관계에서의 우월성을 역설하고 싶은 것은 아니고, 그저 마이크가 자신의 눈을 보고 안심하고 정말로 그를 돕고싶어하는 자신의 마음을 느낄 수 있게 하고 싶었다. 그래서 그는 서서히 손을 뻗어 마이크의 뺨에 갖다대고는 그가 자신과 눈을 맞추도록 했다. 마이크는 저항하지 않았다. 하지만 여전히 그의 시선은 바닥으로 향해있었다. "왜 그런 거짓말을 했지?"
"그게 더 쉬웠으니까요." 그제서야 하비에게 눈을 돌린 마이크가 대답했다.
하비는 마이크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촉촉히 젖은 눈으로 애처롭게 바라보는 마이크를 바라보고 있자니 이제는 하비가 슬쩍 시선을 돌려버렸다. 하지만 이번에는 마이크의 시선이 계속 자신을 향하는 것으 느낄 수 있었다. "뭐가 쉬웠다는거지?"
"진실을 말하는 것보다는요." 마이크는 순순히 말을 이었다. "저희 부모님은 살아계셔요.하지만... 전 언제나 제 부모님이 돌아가셨다고 말했죠. 심지어 트레버도 그렇다고 알고 있어요." 마이크가 자조적인 미소를 지었다.
"왜 모두가 네 부모님이 죽었다고 믿기를 바랐는데?"
"말했듯이, 제게는 그들이 교통사고로 죽었다고 말하는게 더 쉬웠거든요."
"무슨일이 있었던거야, 마이크." 하비는 부드럽게 말하면서 그의 뺨에 댄 손을 치웠다. 하지만 이번엔 누구도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나한테는 모두 이야기해도 괜찮아."
"전 겨우 네살이었어요." 마이크의 목소리가 잦아들어갔다. "처음으로 그랬던게 겨우 네살때의 일이라구요, 하비."
"뭐가? 무슨일이 있었는데?"
"그들이...처음으로 날 때렸을때 말이에요. 전 제가 무슨 잘못을 한건지도 몰랐죠. 아뇨 사실 무슨일이 일어나는건지도 몰랐어요. 전 겨우 네살이었으니까요! 그래서 제가 할 수 있는건 울면서 좋은 아이가 되겠다고 용서를 비는 것 뿐이었어요. 하지만 제가 아무리 좋은 아이가 되려고 노력해도 그들은 멈추지 않았어요. 그들은 언제나...날...날..." 마이크의 말은 그를 당겨오는 억센 팔에 의해 저지당했다. 갑작스런 접촉에 그날의 악몽이 떠오르는 듯하여 깜짝 놀란 마이크가 벗어나려고 했으나 곧 그의 등을 부드럽게 쓸어내리는 존재가 하비라는 것을 깨닫자 그의 품안이 너무나 안전하고 편안하게 느껴졌다. "그들은 몇년동안이나 멈추지 않았어요." 마이크는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자신의 유일한 구원자라도 되는냥 하비의 수트를 꽉 쥐고 그안으로 파고들었다. "난 어찌해야 할지를 몰랐어요. 하지만 그들이 절 바라볼때의 그 감정없는 눈빛을 보고는 절대 이것이 멈추지 않으리란 것만은 알 수 있었어요. 그리고 이것이 어떻게 끝날지도 정확히 알고 있었죠. 처음에는 도망쳐보려고도 해봤지만, 오히려 붙잡혀서 상황을 악화시키기만 했어요. 그리고 끝내 저는 모든 것을 체념하고 그냥 다 받아들이기로 했어요. 다 포기했던거죠, 하비."
"왜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던거야?" 하비는 기꺼이 마이크를 더 품에 안으며 물었다. 그는 심하게 불안해하는 마이크를 달래기 위해 그의 머리칼을 쓸어주고 있었다.
"누구한테 말할 수 있었겠어요? 전 단지 꼬마였을뿐이었다구요. 그리고 전...."
"넌 네가 그런 대접을 받아야 마땅하다고 생각했겠지." 하비는 알고 있었다. 변호사로서 그는 이미 수많은 아동학대의 피해자들과 만난 적이 있었다.
"물론 그랬죠." 마이크가 말을 이었다. 그의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가득했다. "그들은 제 부모님이었으니까요. 그리고 그들은 절 나쁜아이라고 말했구요. 마음 한 구석에서는 이것이 잘못된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을지는 몰라도....전 제 부모님이 절 의도적으로 해치려한다고 믿을 수 없었어요."
"I know, Mike." 하비는 부드럽게 마이크를 다독였다.
"그러던 어느날 누군가 저희 집에 찾아왔어요." 마이크의 목소리는 조금씩 떨리고 있었다. "그때는 몰랐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아동복지국에서 온 복지원이었던 것 같아요. 누군가가 멍이 든채로 학교에 다니던 제가 '의심스럽다는' 제보를 하기라도 했던건지 그들은 저희 가족과 특히 저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했어요." 마이크는 눈을 질끈 감은 채 하비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었다. 피부아래로 아련하게 들리는-그리고 느껴지는- 하비의 심장의 두근거림이 그를 안심시키고 있었다. 그의 몸에서 전해져오는 따뜻한 온기와 아스라이 느껴지는 상쾌한 향수냄새가 이다지도 의지가 될 줄이야. "전 그 복지원에게 아무말도 할 수 없었어요. 그녀의 설명으로 인해 전 이 모든게 잘못됐다는 것을 알았지만...그래도 전 말할 수 없었어요. 그녀는 곧 떠날테니까 그녀가 떠나고나면 전 혼자 광분하는 부모님과 마주해야했으니까... 전 그런 위험을 감수할 수는 없었어요."
"Calm down, Mike." 하비는 마이크의 볼을 타고 눈물이 흐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그를 달랬다. 한껏 얼굴을 파묻은 수트와 셔츠가 눈물로 젖어들고 있었다. 평소라면 굉장히 짜증났을 상황이었지만, 마이크였다. 그것은 마이크의 눈물이었고, 그것은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괜찮아, 아무도 널 해칠 수 없으니까." 하비는 품속에서 작게 끄덕이는 움직임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전 대신 그녀에게 전 행복하고 제 부모님은 좋으신 분이라고 말했어요. 그녀는 탐탁치않아 보였지만 그것으로 그녀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죠. 그것으로 그들은 떠났어요."
"그리고?" 하비는 이 다음에 올 내용이 굉장히 두렵게 느껴졌지만 그는 이 이야기를 들어야할 책임이 있다고 생각했다.
"부모님은 저에게 차에 타라고 하셨죠." 마이크의 목소리가 많이 작아져있었다. "저는 무언가가 일어날거라 직감했어요, 왜냐하면 그들은 저에게 미소짓고 있었고 굉장히 상냥하게 대했기 때문이에요. 전에는 절대로 보여준 적이 없는 모습이었죠. 심지어 그들이 저를...때리지 않을 때에도...그들은 그냥 저를 없는 셈치고 생활했으니까요. 하지만 전 어쩔 수 없이 차에 올라탔어요."
하비는 마이크를 더욱 힘껏 안았다. "더이상 말하지 않아도 돼. 힘들면 여기서 그만둬도 괜찮아." 하비는 마이크가 이제는 덜덜 떨고 있다는 게 눈에 보일정도가 되자 그를 막아섰다.
"No." 마이크는 최대한 침착한 목소리를 내려고 노력했다. "말할래요. 누구에게도 말한 적 없었어요, 이런거. 할머니를 포함한 몇몇만 이 이야기를 알고 있어요. 그나마도 이 일과 관련된 사람들뿐이에요. 하비...당신에게 말하고 싶어요."
"알았어." 하비는 마이크의 등을 부드럽게 쓸어내렸다. "말하고 싶은만큼 얼마라도 말해도 좋아."
"아버지가 차를 몰았어요. 엄청 빨리요. 너무나 빨랐죠. 그리고 전 겁에 질렸어요. 결국 차는 어떤 트럭과 정면충돌하고 말았어요. 사실 그때의 기억은 거의 없지만 차가 몇바퀴 굴렀고 다행히 안전벨트를 메고있던 저는 거꾸로 데롱데롱 메달린채였죠. 부모님은 심각하게 다쳤어요. 차의 절반이 날아갈정도였으니까요. 그들은 바로 응급실로 실려갔어요. 전 사실 별로 다치지 않았지만 그들과 함께 병원으로 이송됐죠. 그리고 의사와 간호사들은 제가 이 사고와는 무관한 무수한 상처들과 멍을 가지고 있다는 걸 눈치챘어요. 전 5년이 넘도록 학대당하면서도 병원에 가본 적이 없었으니 말 다했죠. 많은 사람들이 절 거쳐갔어요. 부모님들은 죽은듯이 누워있었고 전 그들과 격리되어 있었기 때문에 마침내 전 용기를 내서 그들에게 모든 것을 이야기했어요."
하비는 마이크가 많이 진정됐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이야기의 최악인 부분은 지나간 듯 했다. "그리고 어떻게 됐는데?"
"당신이 생각하는 대로에요." 마이크는 한숨을 내쉬었다. "전 즉시 부모님과는 떨어져 여러 기관과 수양가족을 거쳐 마침내 할머니가 공식적으로 제 부양권을 주장하여 저를 대리고오셨죠. 그 일이 있은 후 부모님과는 딱 한번 제가 교도소를 찾아가 면회를 했을 때 만나고 다시는 만나지 않았어요. 다행히 병원측의 배려로 제 기록 대부분이 봉인되었고, 그 뒤로 전 만나는 누구에게나 제 부모님이 돌아가셨다고 말했어요. 할머니와 함께 사는 것도, 그들이 죽었다고 말하는 것도 좋았어요. 굉장히 기분이 좋았어요. 그리고 모두들 제 말을 믿었죠. 때때로 나조차도 그들이 죽었다고 믿었을 정도로요."
"I'm so sorry, Mike."
"하비가 미안할게 뭐가 있어요." 마이크가 말을 이었다. "저에게 일어난 일은 하비의 잘못이 아니잖아요."
"아니긴 하지만." 하비는 마이크를 한번 힐끗 처다보았다. "난 너의 보스이고 너를 책임질 의무가 있어. 그리고 이런 이야기를 듣는 건... 정말 날 화나게 하는군."
"미안해요."
"난 너에게 화난게 아니야." 하비가 정정했다.
"어쨌든요."
"너의 할머님은 굉장한 분이신게 분명하군. 어쨌든 그런 일을 겪고서 이렇게 내 앞에 있는 네가 사실...많이 자랑스러워."
마이크는 문득 하비의 품에서 벗어나 그의 눈을 바라보았다. "제가... 자랑스럽다구요?"
하비는 입꼬리를 올려 미소지었다. "Yes."
"하비...저..." 마이크는 시선을 내리깔았다. "I, um..."
"마이크." 하비가 조용히 마이크의 이름을 불렀다. 왠지모를 미묘한 기운이 흘렀다. "그 편지." 하비가 어색하게 입을 떼었다. "그는 왜 너에게 그런 편지를 보낸거지?"
하비가 조용히 그를 다시 안아서 본래의 자세로 돌아갔다. 조용히 그의 가슴에 기댄 마이크의 귀로 하비의 심장이 뛰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한번도 편지를 보낸 적이 없었어요. 어머니는 종종 편지를 보내오곤 했지만 그는... 그는 아마 기다렸던 걸거에요. 그가 출소하고 나와서 이번에야 말로 모든 것을 마무리 짓기 위해..."
"네가 나와함께 있는 한 그는 절대로 너에게 어떤 짓도 할 수 없어."
"하지만 언제나 당신과 함께 할 수는 없겠죠, 하비." 마이크의 목소리에는 감출 수 없는 울음기가 묻어나왔다. "그는 제가 일하는 곳을 알아냈어요. 아마 곳 제가 사는 곳도 알아내겠죠. 그를 막을 수는 없을 거에요."
하비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일단 오늘은 여기서 묵어."
"여..여기서요?"
"그래, 내 집에서." 하비가 말을 이었다. "그럼 일단 아무 문제는 없는거지?"
"하지만...여긴 하비의 집이잖아요."
"그리고 넌 나의 어소시엇이지. 나는 내 소유물은 끔찍히 아끼거든."
마이크의 입술이 미소를 만들어냈지만 그것은 너무나 슬픈 미소였다. "왜 그래요 하비, 당신은 아무도 상관하지 안잖아요."
"적어도 '내것'은 그렇지 않아. 의미가 조금 달라."
"어쨌거나 저에겐 당신이 저를 신경쓰는 것처럼 들리는 걸요. 왜 언제나 그렇게 사람을 밀어내고 아무도 상관하지 않는다고 못박는거죠? 전 당신을 신경써요. 그리고 그것을 부정할 수 조차 없는데..."
"그 편이 여러모로 편하거든."
마이크는 피식하고 웃어버렸다.
"이제 좀 기분이 나아졌어?" 하비가 은근슬쩍 화제를 바꾸며 물었다.
마이크는 일부러 그것을 지적하진 않았다. "네, 고마워요."
"Good." 하비는 직업상 굉장히 유연하게 말을하는 사람이었지만, 그는 마이크의 눈을 바라본 순간 그 이상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마이크는 입술을 깨물었다. 지금까지는 그에게 어리광을 부려왔지만 이젠 현실을 직시할 때였다. 더이상 그에게 폐를 끼칠 수는 없었다. "어쩌면 저 집에 돌아가야할까봐요." 갑자기 그에 품안에 안겨있다는 사실이 굉장히 불편하게 다가왔다. 단지 마이크를 안심시키기 위해 한 포옹이지만 마이크는 자신의 마음이 다른 것을 원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야?"
"하비는 제 보스지 테라피스트가 아니잖아요. 갑작스러운 일에 어리광을 좀 부렸지만, 어쨌든 그 부분에 대해선 감사해요. 이제 갈게요."
"넌 어디에도 가지 않아." 하비가 마이크를 더욱 끌어안으며 확정적인 어조로 말했다. "어쩌면 널 해칠지도 모르는 이가 밖에 돌아다닐지도 모르는데 널 내보내지 않아."
"아..알겠어요." 마이크는 거의 하비의 말에 최면이라도 걸린양 대답했다. 어쩌면 그의 어조에 눌린것일지도 모른다.
그의 유년기 내내 그는 집에 돌아가면 오늘은 혹시 얻어맞지 않을까 노심초사해야했다. 최후의 순간전에는 누구도 그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지 않았다. 그에게는 친구도 단 하나밖에 없었다. 트레버. 하지만 마이크는 그에게 조차 모든것을 말할 수 없었다. 다만 가끔 그에게 찾아가서 아무말도 하지 않고 그저 울었다. 트레버는 아무것도 묻지 않고 그런 마이크를 받아주었다.
하비는 점점 침잠해가는 마이크의 눈에서 고독감을 보았다. 가끔 거울을 보면 볼 수 있는 그것이 마이크에게 서리자 치를 떨었다. 그는 그것을 정말로 싫어했다. 그것은 언제나 자신을 따라다니던 감정이었다. 그리고 그 감정을 절대로 느끼게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하비에게 그건 마이크였다. "좀 자는게 어때. 게스트룸에 침대도 있으니까..."
"전 언제나 하비가 절 신경써주는걸 알고있었어요. 물론 당신은 콧방귀를 끼겠지만, 저는 알 수 있었어요. 다만 제가 일을 엄청 잘하는 편리한 보조원라서 그런 거라도, 사실 손톱만큼 작은 미약한 관심이라도, 저는 그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Really?"
"네."
"사실 손톱이라는 표현은 알맞지 않은데."
"Okay, 현미경으로 보면 간신히 보일정도라고 해두죠. 아니면 원자단위까지 내려갈까요?"
하비는 고개를 젓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런 의미가 아니라는 거 알잖아. 난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널 신경쓰고있어."
"제가 지금 꿈이라도 꾸고 있나 보군요." 마이크가 자조적으로 말했다. "꿈에서 말고는 하비가 이렇게 인정한 적이 없었는데."
"너...나에 대해 꿈을 꿔?"
"걱정마세요, 전 '모든것에' 관해서 꿈을 꿔요. 편리한 기억력이 가지고 있는 단점이죠."
무언가 말을 하려던 하비는 문득 어떤것에 생각이 닫고는 안색이 새파래졌다. "넌 모든것을 기억하지. 그렇다면..."
마이크는 아차싶은 표정을 지었다가 이내 한숨을 내쉬었다. "하비가 생각하는 그대로에요."
"그럼... 어릴 때 일에 관해 악몽도 꾸겠군."
"가끔요. 사실 요즘에는 거의 꾸지 않았지만...편지가..."
"왜 그가 너를 쫓고 있는거지? 왜 이렇게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야..."
"그 편지 읽었잖아요." 마이크가 말을 이었다. "그는 그들에게서 도망친 저를 처벌하려 하는거에요. 그는...아마..."
"그가 널 만나는 일은 없을거야." 하비가 단오한 어조로 말했다. "그가 널 해치지 못하게 하겠어, 맹세하지."
"당신은 그럴 수 없어요." 마이크는 미소지었지만 그것은 전혀 미소로 보이지 않았다. "전 평생 여기에 있을 수도, 평생 당신과 같이 있을 수도 없어요. 말했듯이 그는 이미 제가 일하는 곳을 알고있고, 곧 제 집주소도 손에 넣겠죠. 그런데 어떻게 절 보호하겠다는 거에요."
"Hey, listen to me. 적어도 직장에 있는 동안 그는 너를 건드리지 않을거야. 그가 다시 감옥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면 잠재적 목격자가 수백명은 있는 곳에서 널 해칠 수는 없을테지."
"제가 아무리 일을 많이 하지만 항상 회사에 있는건 아니잖아요."
하비는 마이크의 체념한 표정을 보았다. 내가 이 kid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은 뭐지? "나랑 같이 지내."
"What?" 마이크가 하비의 제안에 깜짝놀라 되물었다.
"그러니까 다 정리될 때까지 나랑 여기서 같이 지내면 되잖아."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에요. 그는 이 처벌을 실행하기위해 감옥에서 몇년이나 견딘 사람이에요. 아마 우리 둘중의 하나가 죽기 전에는 끝나지 않을거에요."
"마이크." 하비가 훈계하는 어조로 그의 이름을 불렀다. 그는 너무도 당연하게 자신의 죽음을 이야기하는 마이크가 맘에 들지 않았다.
"...전 부모님과 함께 살 때 제가 얼마 살지 못하고 죽을거란 것을 받아들였어요. 전 제가 중학교를 가고 어른이 되고 하는 시시콜콜한 미래는 꿈 꿔본 적도 없었다구요. 죽음은... 저에게 두려운 존재가 아니에요. 적어도 죽음은 이 모든 사슬을 끊고 저에게 안식을 가져다 주겠죠."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하는 마이크에 말에 하비는 가슴이 옥죄어 오는 것을 느꼈다. "만약 네가 죽음을 두려워하고 있는게 아니라면, 지금 뭐 때문에 이렇게 겁에 질려 있는거야?"
"...그건 말하지 않는 편이 좋겠어요."
"Really? 지금 우리 사무실에서 있었던 일을 다시 되풀이하자는 건가? 그냥 말 해. 난 너의 안전을 위해서 모든 것을 알아야겠어."
"아마 당신은 안 좋아 할거에요."
"상관 없어." 하비는 말을 이었다. "난 지금 너의 보스로서 묻는게 아니야, 난 지금 너를 신경쓰는 누군가로서 널 구하기 위해서 묻고있어."
마이크는 심호흡을 깊게 들이쉬었다. "한번도 죽는게 두려운 적은 없었어요. 오해하지 말아요, 그렇다고 제가 죽고싶어한다는 건 아니니까... 다만 죽는다고 딱히 억울할게 없다고 생각할 뿐이에요. 다만... 다만 한 가지 소원이 있다면 적어도 제가 누군가를 만날 때까지만큼은 살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하비는 눈썹을 들썩였다. "누군가?"
"네... 누군가를요."
"그게 누군데?"
"저를 사랑해줄... 그리고 제가 사랑할 수 있는...그런 누군가를요."
하비는 멍하니 그를 바라보았다. 그것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말이었다. 그는 그가 뭔가 유명인을 만난다던가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었다던가 하는 이야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마이크가 원한건 단지 누군가를 사랑하고 사랑받는 것이었다. "그건..."
"알아요 바보같은 소리죠."
"아니 전혀 그렇지 않아."
마이크는 작게 미소지었지만 하비는 그가 울고있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고마워요. 근대 사실은 지금 제가 이렇게 두려운건 좀 다른 이야기에요."
"뭔데?"
"음... 사실 전 제가 죽기전까지 바라던 누군가를 만날거라곤 생각하지 않았지만...만났어요. 비록 그 사람은 알지 못하지만 저는 정말로 기뻤죠. 제가 그런....그런...일을 겪고도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기뻤어요. 하지만 사람의 마음이란게 얼마나 간사한 지 처음에는 그저 옆에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좋더니, 이런일이 벌어지고 나니까... 그에게 아무말도 못하고 죽어버리는 것은 너무나 두려워지는 거에요. I don't want to die without... ever getting to kiss him or touch him or..."
"잠깐." 하비가 중간에 말을 끊고 들어왔다. "Him?"
"Oh, shit." 마이크가 두 손으로 자신의 입을 막았다. 그는 자신의 얼굴을 벅벅 문지르더니 중얼거렸다. "그러니까 그게 그...."
"그래서 남자인거야?"
마이크는 한숨을 내쉬었다. "맞아요, 그 사람은 남자에요....미안해요 하비에게 말하려고 했던건 아니었는데..."
"나는 딱히 게이에게 악감정이 있거나 하는 건 아니니까 상관안해."
"저도 원래 게이는 아니었어요. 다만 그는..."
"그는 달랐겠지." 하비가 말을 이었다. "그는 곧 잊어버릴 아무개와는 달리 너를 한 사람으로서 똑바로 바라봐주고, 너에게 달콤한 말을 속삭이는 대신 너에게 솔직하게 대하고, 심지어 그는 너의 타입도 아니었지만 그의 매력으로 널 사로잡았겠지."
"What..." 마이크는 따뜻한 손바닥이 그의 뺨에 느껴지자 무언가를 말하려던 입을 다물었다. 커다란 손가락이 쓱쓱 그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내가 어떻게 그런 걸 아느냐고? 솔직히 말해서, 마이크 넌 너무 티가 났어. 나같은 사람이 정말로 그런 뜨거운 시선을 눈치 못챘으리라 생각해?"
"너무 행복에 겨워 그런걸 생각할 틈이 없었나보네요 전... Oh, God, 그런 불쾌한 것들을 어떻게 참았어요. 분명 제가 싫겠지요."
"전혀 불쾌하지도, 너를 싫어하지도 않아."
"그래요?" 마이크의 얼굴에는 자조적인 미소가 어렸다.
"물론."
"그거....다행이네요."
"물론 내가 너에게 관심있다는 말은 아니야." 하비는 명백히 선을 그었다. "너의 기분을 상하게 하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혹시 모를 오해가 생길 것을 대비해서 분명히 해두지만 나는 너와 그런..."
"괜찮아요, 알고 있어요."
하비는 머쓱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뭐 하나 물어봐도 되요?"
"Sure, kid."
마이크는 잠시 생각하는 듯 하더니 몇개의 단어가 그의 입에서 웅얼거렸다. 하지만 결국 그는 그것을 내뱉지 못했다. "아뇨 됐어요, 안하는 편이 낫겠어요."
"또또 그런다. 나 걱정시키지말고 시원하게 말 해."
"됐어요." 마이크는 어깨를 으쓱했다. "그런거 아니니까 신경꺼요. 아무것도 아니에요."
"아무것도 아니긴."
"정말로요."
"어쨌든 속으로 끙끙 앓고있는 것보다는 난 제법 열인 마음의 소유자니까, 물어보는게 나아."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마이크는 나즈막히 읊조렸다.
"그러니까 어서 말 해."
"음... 저는 그러니까...묻고싶은건..." 하비는 마이크가 쩔쩔 매는 것이 해드라이트 앞에서 꼼짝 못하는 사슴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원하게 내뱉어봐."
마이크는 끝내 고개를 저었다. "싫어요. 하비의 대답은 어쨌거나 'No'일거고 결국 저는 그 대답을 안고 살아가야 할테니까요...뭐 제가 얼마나 더 살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마이크, 넌 죽지않아, 적어도 향후 60년간은."
"그럼 별 상관 없겠네요. 제 마지막 소원이었으니까요. 앞으로 60년동안은..." 마이크의 말은 하비가 그의 입술로 마이크의 입술을 막아 버림으로서 완성되지 못했다. 지금 자신에게 키스하고 있는 사람이 바로 그 하비라는 것을 깨달은 마이크의 눈은 함지박만하게 커져있었다. 짧은 키스가 끝나고 하비가 떨어져나가자 마이크는 차라리 공포에 휩싸였다고 하는게 맞을 정도로 놀란 표정으로 그를 바라 보았다. "왜...왜 그랬어요?"
"네가 물어보고 싶은게 너에게 키스해줄 수 있느냔거 아니었어?"
"...그렇긴 하지만...하지만 하비는..."
"괜찮아. 두려움에 떨고 있는 가련한 내 어소시엇을 위해서 한번 쯤은...뭐, 닳는것도 아닌데."
"...고마워요." 마이크는 작게 미소지어보였다.
하비가 막 무언가를 말하려는 찰나, 문가에서 둔중한 노크소리가 들렸다. "이런 시간에 누가?" 하비는 갸웃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나 현관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한장의 종이가 문틈으로 억지로 삐져나와 있었다. 하비는 그것을 집어들어 펼치고는 읽어내렸다. 그리고는 격노하며 문을 벌컥 열어재꼈다. 마치 거기에 누군가가 있었다면 주먹이라도 날릴 기세였다. 하지만 빈 복도에는 적막만이 가득했다. 누가 이런걸 보내는거야?
"하비?" 마이크가 의문가득한 표정으로 다가가 하비가 떨어뜨린 종이를 말릴 새도 없이 주워들어 거침없이 읽었다. "그가...그가 여기에 왔었군요, 하비. 그는 제가 여기있는 걸 알고 있어요." 마이크는 얼핏 담담해보였지만 그의 몸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Hey there, Michael. You can probably guess who sent you this lovely note. You can't hide from me forever, boy. I've been watching you. I always knew you were a queer. Your boss won't always be able to protect you. And the second he lets you out of his sight, I'll get you.
안녕 마이클. 아마 이런 쪽지를 남길 사람이 누가 있을까 궁금하겠지. 나에게서 영원히 숨을 수는 없단다, 아들아. 그동안 쭉 지켜봐왔다. 나는 언제나 네가 호모자식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 너의 보스는 영원히 너를 지켜줄 수 없어. 그리고 단 한순간, 그가 시선을 너로부터 다른곳으로 돌리는 순간, 널 데리러 갈거야.
"마이크, 진정해." 하비는 무너질뻔 한 마이크를 부축했다.
"진정하라구요? 어떻게 이런때에 진정될 수 있겠어요? 그는 쭈욱 지켜보고 있었어요. 그는 나와 당신이 같이 있는것도 봤다구요." 말하는 내용과는 달리 마이크는 너무나도 담담하게 이야기했다.
"마이크..."
"하비, 그는 당신이 절 보호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어쩌면 당신에게 해코지할지도 몰라요." 하비는 급속도로 안정을 되찾은 마이크를 보자 기묘한 느낌이 들었다.
"마이크..."
"그런 일이 일어나게 할 수는 없어요. 전 이제 집으로 돌아가겠어요." 마이크는 절대로 자기때문에 하비에게 그런일이 일어나게 놔 둘 수는 없었다. 그는 이를 악물었다. 마지막 소원은 이루었다. 그는 더이상 바라면 안되는 것이었다. But-
"나를 걱정해주는 건 고맙게 생각하겠지만 그건 안돼. 무엇보다 그런 창백한 안색을 하고서는 집까지 제대로 찾아갈 수 있을지나 걱정되는군."
"Hah. Hah. I'm serious. 어쩌려구 그래요? 그는 당신이 사는 곳을 알아요. 당신이 일하는 곳도 당연히 알죠. 그리고 당신이 저를 여기에 숨겼다는 것까지 안다구요." 마이크는 왠지 화난것 처럼 보였다.
"마이크, 그는 나를 해칠 수 없어, 물론 너도. 내가 그렇게 내버려두지 않아. Trust me?"
"전...당신은 그가 어떤 사람인지 전혀 몰라서 그래요. 그러니까 그는 이미 이 건물의 보안을 뚫고 메인 게이트를 통과해서 이 복도까지 왔다구요. 그는..." 다시 한번 부드럽고 곧은 입술이 마이크의 입을 막았다. 그것은 처음의 키스보다 좀더 애뜻하고, 좀 덜 어색했다. 그의 입술은 부드러웠다. 그리고 무엇보다 하비는 첫번째 키스보다 훨씬 오래 마이크의 입술에 머물렀다. 서로의 입술이 떨어지고 여전이 이마를 맞댄 둘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둘 다 각자의 머릿속에 가득찬 의문에 해답을 찾기 바빴다."한번쯤은...라면서요." 마이크는 목소리가 너무나 떨려와서 그냥 힘을 빼고 속삭였다.
"어쨌든 널 안정시키는데 이것보다 즉효약은 없거든."
"Uh huh..." 마이크는 눈을 굴렸다.
하비는 씩 웃으며 말했다. "봐봐 일단 넌 잠을 좀 자야해. 아무것도 걱정할 건 없어. 내가 옆에서 계속 지키고 있을테니까, okay? 너 진짜 좀 쉬어야해."
"전 쉴 필요 없어요."
"아니 너 정말로 몰골이 말이 아니야. 그리고 지금 재대로 서지도 못하고 이렇게 나한테 기대있잖아. 제발, 마이크 오늘은 일단 자둬. 말했듯이 내방 바로옆에 게스트룸이 있으니까. 거기에 딸린 욕실도 있으니까 일단 샤워부터하고 침대로 가도록 해."
"하비...전...저는-"
"왜 그래? 무슨 문제라도 있어?"
마이크는 바닥을 쳐다보며 우물쭈물 대답했다. "혼자 있고싶지 않아요."
"말했잖아, 내가 옆에서 계속 있겠다고." 하비는 말을 이었다. "씻을때도 바로 문밖에 있을거고, 내가 자는 내내 말 그대로 옆에 있을거야. 널 혼자두지 않아. Not for a second."
"왜 저에게 이렇게 잘 해주시는 거에요?"
"알잖아, 내가 너 신경쓰는거. 너는 내가 선택한 첫번째 사람이야. 고로 난 널 책임질 의무가 있어."
"만약 제가... 이렇게 잘해주는 당신이 너무나 섹시하다고 말한다면 어쩔건데요?" 마이크는 최후의 수단을 꺼냈다.
하비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웃으며 대답했다. "누가 나의 매력을 거부할 수 있겠어." 그는 이미 전혀 불쾌하지 않다고 말한 바 있었다.
"알겠어요...정말로 제 곁에 있어주는거죠?"
"그만, 거기까지. 일단은 욕실로 가. 내가 곁에 있어주겠다고 얼마나 말해야 너는 안심하겠니."
"고마워요, 여러가지로."
하비는 마이크를 욕실로 데려가서 안에 있는 뭐든 써도 된다고 말한 뒤 문을 닫았다. 그리고 그는 옷장을 뒤져 마이크에게 입힐만한 것을 찾았다.
마이크는 떨어지는 물을 맞으며 우두커니 서 있었다. 자신에게 저렇게 사심없이 잘 해주는 하비를 마주하고 있자니 너무나 솔직한 자신의 욕망이 너무나 더럽다고 생각했다. 그는 문득 손가락으로 하비의 입술이 지나간 자신의 입술을 쓸어보았다. 하비가 그런것은 모두 자신을 안심시키기 위한 것이란 것을 알고 있었다. 어쩌면 그는 문 밖에서 가글을 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샤워를 끝낸 마이크는 허리에 타월을 두르고 어색하게 욕실을 나섰다. 약속했듯이 하비는 바로 문 밖에 서있었다. 그는 마이크에게 티셔츠와 박서를 건냈다. 그리고 그가 옷을 갈아입을 수 있게 돌아섰다.
"다 입었어요."
"게스트룸은 이쪽이야."
침대위에 몸을 뉘이자 지금까지 느끼지 못했던 피곤이 한꺼번에 몰려옴을 마이크는 느낄 수 있었다. 그는 반쯤 감긴 눈으로 하비를 한번 바라보았다. "계속 옆에 있어주겠다고 약속했죠?"
하비는 침대 한켠에 걸터 앉으면서 대답했다. "I promise."
마이크는 희미하게 미소지으면서 눈을 감았다. "I love you, Harvey," 그는 거의 들릴듯 말듯 중엉거렸다.
하비는 순간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 멍하니 마이크를 바라보았다. 물론 그는 마이크가 그에게 일종의 친밀감을 넘어선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그의 눈빛을 보고 알고 있었다.-물론 마이크로서는 최대한 감추려고 했지만 그는 하비 스팩터였다.- 하지만 사랑이라니. 그는 자신이 마이크의 절망적인 소원의 대체품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다.
사실 마음 깊은 곳에서는 하비도 알고 있었다. 마이크는 처음부터 사랑받을 수 있는,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을 찾고 있었다.
평소에는 잘만 돌아가던 혀가 우물거렸다. "난..."
"아무것도 대답하지 않아도 되요." 마이크는 거의 잠이 든 채로 웅얼거렸다. "당신이 절 사랑할 수 없다는 것도 알아요. 다만... 전 다만 당신이 알았으면 했어요...그..." 그는 말을 마치기전에 잠에 들어버렸다.
하비는 잠든 마이크를 계속 지켜봤다. 물론 이 집으로 누가 침입해올 가능성은 전혀 없었지만, 그는 마이크와 약속했으므로 그에게서 눈을 떼지 않을 셈이었다. 사실 그가 시선을 옮기지 못하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조용히 오르내리는 마이크의 가슴이라던지, 가끔씩 숨을 들이쉴 때 코를 씰룩거린다던지, 알아먹을 수 없는 잠꼬대등은...확실히 그의 마음을 사로잡는 부분이 있었다.
그러다 문득 마이크는 끙끙거리기 시작하더니 이내 몸부림을치기 시작했다. 자세히보니 숨소리도 거칠고 이마에는 식은땀이 흥건했다. 하비는 마이크가 악몽을 꾸고 있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었다. 마이크를 이대로 둘 수는 없었기에 하비는 자리에서 일어나 마이크를 조심스래 흔들어 깨웠다.
"마이크, 일어나. 마이클..."
"하-하비..." 마이크는 어리둥절 해 보였고 또한 겁먹어보였다.
"괜찮아, 아무일도 없을거야, 쉬쉬, 그냥 꿈일 뿐이야."
"하비" 마이크는 계속 그의 이름을 되뇌이며 그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미안해요...그냥..."
하비는 끝내 말을 잇지 못하는 마이크를 조용히 바라보더니, 마이크의 옆자리로 들어가 누운 후 그를 꼭 안고서 말했다. "괜찮아, 다시 자도록 해. 난 바로 여기있으니까."
"고마워요." 마이크는 하비의 품에 더욱 바싹 안기며 중얼거렸다. 하비가 어떻게 반응할지 생각하기에 그는 너무 지쳐있었다. 그는 그냥 하비의 품에서 잠들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기로 했다.
잠든 마이크를 계속 안고있자니 하비는 뭔가 알 수 없는 것이 마음속에서 꿈틀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아까부터 계속 마이크와 한 키스가 머릿속을 맴돌고 있었다. 첫번째 키스는 정말로 마이크를 안심시키기위해 한 것이었다. 하지만 두번째는... 단순한 동정심으로 치부하기에는 좀 더... 물론 그 때도 하비는 마이크가 말을 멈추고 진정하길 바랐지만...
오늘 있었던 일을 끝임없이 되풀이하던 하비의 머릿속이 어느순간 나른해지기 시작하고나서야 그는 자신이 매우 피곤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는 거부할 새도 없이 달콤한 잠의 세계로 정신없이 빠져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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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창문 사이로 비춰들어오는 희미한 빛에 잠에서 깨어났다. 그리고 곧 자신의 옆에 응당 있어야할 체온이 느껴지지 않음에 깜짝 놀래서 몸을 일으켰다. 그는 곧바로 자리를 털고 일어나 마이크를 찾아 주변을 둘러보았다. 심장이 차갑게 얼어붙고 the boy에 대한 걱정으로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다.
뒤에서 희미한 울음소리가 들리는 것을 깨달았을 때, 하비의 고개는 휙하고 소리를 따라갔고 곧바로 분노에 휩쌓였다. 마이크는 온몸이 의자에 묶인채 힘없이 늘어져 있었다. 그의 입은 커다란 테이프로 막혀있었고, 얼마나 울었는지 새빨갛게 부어오른 눈을 하고는 공포로 몸을 떨고 있었다.
그 광경에 마이크에게 뛰어들기세로 몸을 돌린 하비는 문득 마이크 뒤편에서 그의 관자놀이에 커다란 권총을 대고있는 그림자가 보였다. 마이크의 눈에 서린 공포와 그 남자의 연결고리를 알아낸 낮게 으르렁거렸다. "여긴 어떻게 들어온거지?"
"이런, 이런." 그 남자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말했다. "자네가 분명 하비겠군. 물론 전에도 자네를 본 적이 있지만 이렇게 가까이서 대면하는건 다른 의미지."
"내, 집에서, 나가." 하비는 분노로 말을 제대로 잇지못하였다.
그 광경에 남자는 자신의 누런 이를 드러내며 씨익 웃었다. "물론, 내가 여기 온 목적을 달성하면 바로 나갈걸세."
"만약 그에게 손끝이라도 댔다간..."
"웩." 남자는 징그럽다는듯 말했다. "자네의 불쌍한 창부를 지키려는건가, 지금?"
하비는 눈을 부라렸다. 그가 들어본 것 중 최악의 표현에 그는 다만 남자를 노려보는 것 밖에 할 수 없었다. "어떻게 그를 그런식으로 부를수가 있지? 그는 당신의 아들이야!"
"오, 하지만 그는 창부가 맞는걸, 스팩터. 물론 마이크가 자네에게만큼은 죽어도 들키지 않으려고 노력한 모양이네만. 하지만 난 그아이를 쭈욱 지켜봤네. 자네는 마이크가 그의 집으로 끌어들인, 훤칠하고 차가운 인상에, 머리는 언제나 빗어넘겨져있는, 돈을 쳐바른듯한 수트를 입은 그 남자들을 봤어야했어. 심지어 마이크는 그 남자들 중에서도 특별히 왼쪽 눈썹위에 사마귀점이 있는 자를 더 좋아했을지도 모르지. 안그러냐 마이크?"
하비는 남자의 말에 이제는 바닥을 바라보며 소리없이 흐느끼고 있는 마이크를 바라보았다. "마이크..."
마이크의 아버지란 사람은 총구를 더욱 마이크에게 들이밈으로써 하비의 말을 중간에서 끊었다. "이쪽 세계에서 마이크는 제법 음탕하기로 소문이 나있지. 그런데 우리는 그들이 모르는 사실을 알고있지. 마이크는 자네를 대신해줄 사람을 끊임없이 찾아해맸던거야. 상상해봐. 그가 마침내 누군가와 사랑에 빠졌는데, 그 사람은 절대로 자신을 받아줄 가능성이 없는거지. 멋지지 않나? 난 마이크의 주위에 있으면서 계속 그의 눈에서 고통을 읽을 수 있었네. 사실 난 그를 벌할 필요도 없을뻔 했지."
"그럼 왜 여기있는건가?" 하비가 험악하게 말을 이었다. "왜 그를 이렇게 괴롭히고있냐고 묻고있는거다."
"자네도 알다시피 내 불쌍한 아들은 인생을 사는 것 자체가 여러가지로 고통이고 슬픔이지. 말했듯이 난 그를 처벌할 필요가 없었어. 그가 감당하는 고통이 이미 충분했거든. 그러다가 자네를 발견한 걸세. 자네옆에만 있으면 마이크에게서는 빛이 났지. 그래서 나는 자네 앞에서 이 녀석을 죽이기로 결심했네. 가장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의 죽음이라... 이거 너무 로맨틱한가?"
마이크는 흠칫 몸을 떨었다. 그냥 어서 총알이 자신의 빌어먹을 기억력의 뇌를 날려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 모든것이 들통난 이후로 그는 하비의 얼굴을 볼 자신이 나지 않았다.
"경찰을 부를거야."
"그래서? 그들이 열심히 여기로 달려오는 동안 나는 손가락을 까딱하는 것만으로 이녀석을 죽일 수 있어. 마이크를 죽인다음에는 어쩔꺼냐고? 글쎄... 생각해 본적은 없지만 일단 이녀석을 죽일 수 있다면 별 상관없어. 그래서, 미스터 스팩터? 마지막으로 그에게 하고 싶은 말이라도 있나?"
하비는 내려다보았고 마이크는 올려다보았다. 하비가 말하고 싶은 것은 '미안하다'는 것이었다. 그 오랜시간동안 마이크가 그를 필요로 하고 있었음에도 알아차리지 못한 것이, 그를 위해서 있어주지 못한 것이, 어젯밤 약속했던 것처럼 그를 지켜주지 못한 것이 미안하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그는 억지로 입을 열어보았지만, 목이 메어서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말았다.
"없나?" 남자가 말을 이었다. "불쌍하군, 내 아들은 분명 마지막으로 자네의 목소리를 듣고싶어 할텐데. 오, 그나저나 아들아, 너는 무슨 할 말 없냐?" 남자는 마이크의 입을 봉하던 테이프를 거칠게 잡아끌어 떼어내었다.
마이크는 절망적으로 내뱉고 싶은 말을 간신히 들이키며 입술을 깨물었다. 하지만 하비는 마이크의 눈에서 이미 모든 것을 들을 수 있었다. 이런 일을 겪게해서 미안해요.
"침묵한다고 좋을건 없을텐데. 마지막인데 말이지." 남자가 마이크에게 말했다. "뭐 둘다 아무 할 말 없다고하니 그 단계는 건너뛰고 바로 결말을 지어볼까?" 그는 망설임없이 방아쇠 위에 검지를 얹었다.
남자의 시선이 마이크로 향한 순간 하비 역시 망설임없이 그의 몸을 남자에게로 던졌다. 그를 마이크로부터 때어내 바닥에 내동댕이친 하비는 그의 손목을 잡아 총구를 마이크로부터 멀리 떨어뜨리려 노력했다. "절대 그를 해치게놔두지 않겠어." 어느새 둘은 바닥에서 치열하게 뒹굴며 총구의 주도권을 가지고 다퉜다. 그리고 마이크는 순간 총과 하비 사이에서 일어난 굉음과 섬광에 놀라 눈을 깜빡였다.
마이크는 어느새 움직임을 멈춘 두 사람을 보고 심장이 멎는 것 같았다. 이미 바닥에는 진득한 피 웅덩이가 가득했다.
그리고 한 남자가 몸을 일으켰을 때, 마이크는 다시 한번 눈을 질끈 감았다. 이대로 모든 것이 끝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가까이 다가온 그 남자는 그에게 총을 겨누는 대신 그의 얼굴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마이크." 조금 쉰듯 했지만 최대한 부드럽게 내려고 노력하는 목소리였다. "괜찮아?"
"하비?" 마이크는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언뜻 이해가 되지 않았다. "다..당신.."
"마이크, 진정해." 하비의 목소리는 변호사의 그것으로 바뀌어 있었다. "어디 다친데는 없어?"
"아뇨...괜찮아요...저는...그치만 당신...당신은 괜찮아요? 총이 발포됐는데..." 마이크는 말을 끝맺지 못하고 느릿하게 시선을 피웅덩이위에 누워있는 남자에게 옮겼다.
하비가 그의 시선을 따라 조용히 뒤를 돌아보았다. "정당방위였어." 그는 말을 이었다. "그는 무장한 채로 사유지에 침입했고, 난 그에 맞서싸운 것 뿐이야. 내가 감옥에 가는 일은 없을거야. 물론 너도. 너도 안전해. 내가 널 보호할테니까."
"당신이 그를 죽였어요..."
"말했듯이 정당방위였어."
마이크는 자신이 말하려는 것은 그런것이 아니라는 듯한 시선으로 하비를 쳐다보았다. "당신이 나를 구원했어요."
하비의 입술이 가늘게 미소를 지어냈다. "말했잖아, 누구도 널 해치지 못하게 하겠다고."
"하비..."
"일단 이거 풀고나서 이야기하자, 알았지?" 마이크가 고개를 끄덕이자 하비는 곧바로 그를 의자에 결박하고 있는 줄을 풀어냈다. 그는 마이크를 부축하여 그를 일어날 수 있게 도왔다.
하지만 마이크는 다리에 힘이 풀려서 걸을 수가 없었다. 어쩔 수 없이 그는 하비에게 완전히 기댈 수 밖에 없었다. "미안해요..."
"사과하지마, 괜찮으니까."
"그가 죽었다는게 실감이 안나요. 저 말고는 아무도 죽지 않았으면 했지만... 세상에 하비, 이런말 하면 안되겠지만 너무나 홀가분해요. 전 참 무거운 짐을 지고 살았나봐요. 그 모든 속죄와 공포..."
하비는 다시 한번 마이크를 진정시켜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조용히 입을 맞춤으로서 마이크의 말을 끊은 하비는 이번에는 입을 열어 마이크의 혀를 받아들였다. 하비는 마이크가 가진 흥분과 불안 공포가 다 날아가길 빌면서 조심스럽게 키스를 이어갔다. 지금까지 키스하면서는 몰랐지만 이번에는 확실히 느낄 수 있는 것이 마이크와 키스하는 것은 너무나도...기분이 좋았다. 마침내 하비는 마이크에게서 떨어져나왔다. 반응을 보고싶었을 뿐이지 그렇지 않다면 몇시간이고 그와 키스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
마이크는 바닥을 쳐다보고 있었다. "세번째 키스로군요..."
"알아."
"Okay." 마이크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 그가 나를 입다물게 하고 싶었다보다 정도로 생각하며.
"일단 경찰에 신고해야겠어."
"네."
"이리 와, 내 방에서 있어. 널 이곳에 두고싶은 마음은 조금도 없어."
마이크는 하비를 따라 방을 나섰다. 그리고 하비의 커다란 침대에 걸터앉아 참을성있게 기다렸다. 다행히 경찰은 몇분 안되서 나타났다. 곧바로 하비의 집은 노란 띠가 둘러지고 여러사람들이 들락거리기 시작했다.
늦은 오후가 되서야 어느정도 일이 정리되는 것 처럼 보였다. 하비는 도나에게 전화하여 최대한 설명한 후 그와 마이크의 일정을 모두 취소시켰다.
모든 관계자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하비는 마이크가 기다리고 있는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그는 마이크 옆에 앉고서는 머뭇거리다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잘 견디고 있어?"
"전 괜찮아요."
"저기 있잖아... 경찰들은 네가 피해자 상담을 받기를 원해."
"전 상담가는 필요없어요. 제 아버지는 마침내 진짜로 죽었고, 그걸로 전 괜찮아요."
"넌 전혀 괜찮아보이지 않아."
마이크는 억지로 웃어보였다. "오늘밤 데이트가 있어요."
의외의 말에 하비는 눈살을 찌푸렸다. "오?"
"그래요, 그냥 집에 놀러가는게 아니라, 진짜 데이트요. 남자들이 먹잇감을 찾아 득실거리는 비싼 바bar에서 어떤 남자와 만나겠지요. 그는 제가 지금까지 만난 남자들과 거의 흡사해요. 완벽한 쓰리피스 수트를 갖추고 있겠죠. 그와 저는 대화를 나눌거고..."
"그와 잠자리를 가질 건가?"
"그러길 바라요." 무례하고 개인적인 질문이었지만 마이크는 웃어넘기고 말았다.
"어째서?"
"제가 지금까지 만난 다른 남자들과 같은 이유죠." 마이크는 거의 속삭이듯 말했다. "그는 당신을 떠오르게 하거든요."
"앞으로는 그런짓 하지마."
"왜요?" 마이크는 쓰게 웃었다. "닳는것도 아닌데 왜 그래요."
"그런 관계를 지속하는 건 너나 그 남자들한테나 좋지 않아. 그리고..."
"그리고요?"
"...마이크, 어젯밤...그리고 오늘 아침... 나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무엇가를 잃는다는데에 공포를 느꼈어. 나는 너를 잃는 것이 너무나도 두려웠어... 그리고 난 너에게 키스했지."
"괜찮아요." 마이크가 불쑥 끼어들었다. "저를 안심시키려고 그런거잖아요. 걱정말아요 오해하지 않으니까."
"아니, 그렇지않아 마이크. 물론 처음에는 그랬지만, 그렇다고해도 내가 원해서 한거야. 난 너에게 키스하길 원했어.... 그리고 난 너에게 키스하기 전까지는 그걸 깨닫지도 못했지."
"당신이...원했다구요..."
"그래, 그리고 너만 원한다면, 언제든 너에게 키스할 용의가 있어."
마이크는 입 안이 바싹 말라오는 것을 느꼈다. 그는 도통 지금 하비가 하고있는 말을 믿을 수가 없었다. "그건 별로 좋은 생각이 아닌 것 같아요. 하비는 지금 제게 동정심을 가지고 있는 것 뿐이에요. 며칠만 있으면...아니 몇분 후에라도 당신은 지금 한 말을 후회할 수 있어요."
"아니, 맹세코 아니야. 물론 지금 내 갑작스러운 태도가 너에게 어떻게 보일지는 알지만... 이 모든 일을 겪고 난 후 내가 할 수 있는 생각은 절대로 널 잃을 수 없다는 거야."
"Really?"
"Really, 그리고 난 누가 너를 채가는 것을 보고만 있지는 않을거야. 너는 날 사랑한다고 말했지. 그리고 난..난 그 말이 듣기 좋았어."
"그랬어요? 전 하비가 저에게 고함칠거라 생각했는데."
"봐봐, 어제부터 믿을 수 없는 일들의 연속일거라 생각하지만, 난 지금 너에게..."
이번에는 마이크의 입술이 하비의 입을 다물게 하기위해 그위로 조용히 포개졌다. 그의 입을 하비의 향기로 가득채우려는 듯 게걸스러운 키스였다. "제가 어떤 일을 겪었든, 제가 당신에게 사랑한다고 말한거든 뭐든 별로 중요하지 않아요. 다만, 하비...당신이 진지하게 생각한다면."
"난 매우 진지해. 지금까지 이렇게나...한 사람에게 끌려본적이 없어. 그 사람의 몸이 아닌 그 사람 자체를... 확실히 나는 돈이 관계되지 않고서야 누군가를 보호하거나, 안심시키거나 하는 사람은 아니야. 누군가에게 사랑해달라고 구걸하는 타입도 아니고."
"제가 당신을 사랑하길...원하나요?"
"그럴 기회가 있다면 놓치지 않을거야." 하비는 나즈막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럼 지금 당장 저를 가질 기회를 드리죠. right now."
"Now? 마이크..."
"Never mind." 마이크는 시선을 돌렸다. "당신이 원하지 않는다면 이해할게요."
"이봐." 하비는 마이크의 턱을 잡고는 그의 얼굴을 돌려 자신과 눈을 맞췄다. "나는 원하지 않는다고 말한 적 없어. 다만 ..."
"다만...?" 마이크가 의뭉스래 바라보았다. 마이크는 이 모든 것이 결국 자신을 안심시키려는 또다른 방법일거라 생각했다.
"우리가 어제오늘 겪었던 일들을 고려하면... 나는 너를 안을 수 없어. 너를 나의 욕구를 위한 도구로 이용 할 수 없어."
마이크는 갸날프게 웃었다. 작고 희미했지만 어쨌든 그것은 웃음이었다. "그건 절 이용하는 게 아니에요. 기념하는 일이죠."
"뭘 기념하는건데?"
"하비... 전 마침내 자유의 몸이 됐어요. 제 비참한 어린시절과 언제나 저를 따라다니던 죽음. 전 더이상 두려워하지 않아도 되는거에요. 그리고... 그리고 당신은 저에게 키스하고 싶다고 말했고, 제가 당신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이 듣기 좋았다고 말했죠. 저에게는 세상 어떤 날보다 더 기념해야할 하루에요."
"음, 네가 그렇게 확신한다면, 그 누가 부정할 수 있겠어?"
"물론이죠." 마이크는 하비의 무릎위에 앉았다. 달콤한 키스가 오간 후 마이크의 입술은 하비의 턱을 따라 목선으로 향했고 하비는 마이크의 셔츠 안쪽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잠깐..."
하비는 마이크가 원하지 않는다면 어떤 선도 넘고싶지 않았으므로 그 즉시 하던것을 중단했다. "What?"
"확실히 해둘게요. 사랑해요."
"그래." 하비는 씨익 웃으며 대답했다. "이미 들었잖아."
"하비는 절 사랑하나요?"
하비는 놀란 금붕어 마냥 끔뻑거렸다. "그렇게 말한 적은 없는데."
"상관없어요. 전 하비를 사랑하고, 하비는 직접 저를 지옥에서 끌어올려 줬어요. 사람을 죽이는게 결코 좋을 수도, 가벼울 수도 없는 일인데 저를 비난하지도 책임을 전가하지도 않았어요. 당신은 저에게 '삶'을 되돌려줬어요.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저의 구원자가 된거에요... 당신은 제가 얼마나..."
하비는 마이크가 자신의 생각을 말로 옮길 수 없음에 전전긍긍함을 알 수 있었다. "네가 무슨말을 하고 싶은건지 충분히 알겠어, 마이크." 그는 마이크를 침대 위에 밀어놓고는 그의 온 몸에 키스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잘 모르겠지만, 널 사랑할 수 밖에 없을 것 같군."
Fin
完
ps. uninvited 때도 그렇더니 줄거리가 맘에드는 one-shot은 왜 하나같이 이다지도 긴지 ㅠㅠ
원샷이라고 희희희하면서 번역하기 시작했다가 진도가 안나가서 죽는 줄 ㅠㅠ 이럴줄 알았으면 잘라서 올릴걸...
ps2. 왜자꾸 앵스트 헕 이런것만 눈에 들어오지... 누가 개그픽 좀 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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